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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박수헌․신범식, “‘제3세대’ 이후 국내 러시아 연구의 현황과 과제: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러시아연구”, 제16권 제2호(2006), pp. 323-324.


국내 연구자의 평가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러시아연구는 ‘제3세대’ 연구자 집단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15 소련 붕괴 이후 체제전환의 혼란에서 비롯된 침체기를 극복하고 ‘상대적 안정 속에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시기에 와 있다. 16

현재까지 한국에서의 러시아에 대한 이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발견된다.

첫째, 한국의 러시아연구가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러시아연구는 조선왕조 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방세계의 제국주의 침탈에 대항해 해외에 관심을 기울이던 당대의 조정관리들과 지식인 집단들이 아라사(俄羅斯)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의 출발점은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공포심), 즉 공로증(恐露症)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사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다름 아닌 영국이 전파하던 방아론(防俄論)이었다. 17 한국적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조선이 反러親일을 걷도록 영국과 일본이 유포했던 공로증과 방아론에 포획된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이해는 이후에도 한국이 러시아의 외교정책과 한반도정책을 반러적 입장의 배후국가들의 시각에서 맹목적으로 파악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해방 이후 냉전시기를 거치면서 소련은 ‘붉은 적’으로 현화되었고,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이해는 반공반소적 가치관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체제 붕괴 이후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문제는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다. 상호관계라는 측면에서 잘못된 편견이 너무나 뿌리가 깊어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제8차 한․러포럼(2007. 5. 28~29)에서 러시아측 참가자는 여전히 ‘러시아 위협론’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지적하며, 최근 러시아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이 매우 객관화된 반면에 한국 교과서에서는 러시아를 보는 시각이나 자료들이 냉전기와 비교해서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8

이러한 잘못된 편견은 단순하게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의 편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러시아의 체제변동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한국적 러시아관, 혹은 한국의 독자적인 이해관계에서 출발한 관점이 부재한 상태에서 한국의 對러시아觀은 사실 냉전적 사고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19 한국의 대러시아관은 서방이 만들어내는 과도할 정도로 현실을 외면하고 사실을 왜곡해온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편으로는 소연방 해체 이후 ‘러시아의 힘’을 과도하게 저평가함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국제정치 무대에서 러시아를 소외시켰고, 다른 한편으로는 IMF 등 국제금융기관과 서방이 독점적으로 생산해온 ‘표준적인’ 러시아관에 포획되어 러시아의 개혁을 ‘자유시장’의 틀 안에서만 바라보는 편협성에 빠지고 말았다. 서방이 강대국 논리에서 ‘자본을 미끼로’ 러시아를 ‘조이고 놓아주는’ 정책과 보조를 같이함에 따라 한국은 대러 진출 정책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고, 이로 말미암아 독자적으로 양국간 공동의 이해관계에 기초하여 협력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냉전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해 러시아의 대외팽창적 공격성을 과장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러시아를 조망하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러시아의 현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을 경주하지 못한 것이 더욱 커다란 문제였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한국적 러시아연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만 하는 도전에 직면해있다.

둘째, 아직도 한국의 러시아연구는 마치 자본주의 경기가 상승곡선과 하강곡선을 교체해가는 순환적 경기변동을 반복하듯이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는 파동(cycle)의 성격을 갖고 있다. 국내 러시아연구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러시아가 갖고 있는 영향력, 한․러관계 발전 잠재력 등에 대한 전망(평가)에 상당 부분 좌우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적인 예로 1985년 소련에서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찌’로 대표되는 개혁․개방논의가 본격화되자 한국의 대학가에서는 「소련정치론」이 가장 인기있는 과목으로 개설되었고, 거의 모든 사회과학 연구자들이 ‘페레스트로이카의 운명과 소련의 진로’에 대한 大論爭에 참여하는 기현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정부가 ‘북방정책’(Nordpolitik) 20 을 추진하면서 공산권 연구는 일종의 유행처럼 번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소련연구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소련의 해체와 함께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이 추락하고, 1990년대 러시아의 급진적인 체제전환 개혁이 기대와 달리 극심한 혼란과 침체에 빠지면서, 그리고 러시아의 대북한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급속하게 냉각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러시아연구에 대한 정책적․실천적 효용에 대한 강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러시아연구에 대한 정부․민간의 지원은 감소했고, 그에 따라 일단의 연구자들이 폐허가 된 ‘러시아연구시장’에서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결국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함께 한국의 기업들이 러시아시장에서 하나 둘씩 철수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극도의 침체 상황을 맞이하고, 그에 따라 러시아연구는 일종의 심리적 공황상태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러시아연구에 또 다른 반전(反轉)이 시작되고 있다.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의 시작과 함께 ‘강한 러시아’를 표방한 푸틴정부가 출범하고 러시아가 정치안정과 고유가에 힘입어 연평균 6~7%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BRICs론의 확산과 함께 러시아가 미래의 황금알을 낳는 신흥시장으로 평가되면서 오일달러를 향한 기업들의 ‘골드러시’가 가속화되고, 에너지안보 문제가 부상하면서 러시아의 석유, 가스 등 부존자원을 쫓아 구애 경쟁을 떠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한․러경제관계가 급속하게 개선되면서 러시아연구는 다시 한 번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고, 흩어졌던 관련분야의 연구자들이 다시 ‘러시아연구 시장’에 진입하려는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다.

한국의 소련전문가 제1세대에 속한 이인호는 아직까지도 한국과 러시아 사이의 관계가 “기대와 실망, 경탄과 환멸 사이를 빠른 속도로 오가는 저울추와 같은 성격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21 고 평가했는데,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한국의 러시아연구도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한국의 러시아연구가 국제정세의 상황변화에 따른 외부의 국제환경과 국내정치 분위기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으며, 기본적으로 정책적 연구에 대한 관심이 주종을 이루어왔기 때문이다. 본시 지역연구란 것이 태생적으로 국가전략적 목표를 지원하는 정책과학적 연구의 성격을 띠기 마련이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이 문제가 보다 심각한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간의 러시아연구가 단기 현안 중심, 그리고 주로 정치․경제영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극명하게 반영해준다. 이러한 추세가 장기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한국의 러시아연구 기반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반영하며, 앞으로도 외부적 요인에 의해 부침이 계속되는 파동적 성격을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하에서는 한국의 대학에서 러시아에 대한 교육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를 검토하고, 국제이해교육의 일환으로써 러시아에 대한 이해의 제문제를 지적한다.


3. 대학교육에서 러시아에 대한 이해


대학에서 별도의 교양과정으로 개설되는 「국제이해교육」22이 주로 지구촌을 단위로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일국적 단위의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은 러시아의 언어, 문학, 역사, 사회, 정치, 경제, 국제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러시아를 시간과 공간의 틀 속에서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하나는 전공과는 상관없이 다수의 대학생들이 「현대러시아의 이해」와 같은 교양과목을 통해 러시아의 ‘타자성’(otherness)을 폭넓게 이해하는 과정이 있다. 다른 하나는 주로 정치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분야의 학과에서 개설되는 러시아관련 과목(예를 들어 “러시아정치론”,”러시아경제론” 등)을 통해 지역연구 차원에서 러시아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사회과학 내에서 논의되는 일반비교이론을 확장하는 훈련을 받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러시아전문가 양성을 위해 특별히 설립된 학부․대학원의 관련학과에서 전공별로 러시아에 대한 지식을 심화하는 교과과정이 있다. 후자에 대해서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키운다는 일반적인 국제이해교육의 취지 및 배경과는 근본을 달리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학의 러시아관련 학과들이 러시아를 비교적 정확하게 소개하고, 이에 대한 국제이해를 제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이해교육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의 수준은 한국의 지역연구의 풍토와 직결되어 있다. 국제이해교육에 있어 국가간, 종족간, 문화간 국제이해교육 이념에 관한 인식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국제이해교육의 효과적인 실천을 위한 우선적 과제라는 의미에서 구체적인 지역연구 성과의 뒷받침이 없이는 국제이해교육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없다. 23 흔히 ‘지역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첫째, 연구 대상 지역의 언어 습득, 둘째, 연구 대상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 셋째, 특수성과 보편성의 변증법적 통일을 통해 보편주의가 초래하는 단순화의 오류, 그리고 지역 특수성의 편견이나 편애에 빠지는 주관주의를 극복하는 것이 그 과제라 할 것이다. 이하에서 각각 이들 과제들과 관련되어 한국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지 검토한다.

지역연구와 국제이해교육의 상호관련성에서 살펴볼 때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연구 대상 지역의 언어 습득이다. 언어를 지식습득의 도구적 개념으로만 접근한다면 이것이 함축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언어를 모르고 대상 지역을 연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온전한 것이 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24 러시아어 습득이란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상황은 매우 참혹하다. 중장기적으로 러시아와의 호혜적 관계발전을 위해서는 전문적으로 러시아의 정치, 경제 환경에 대한 기초지식과 정보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러시아 역사와 문화, 언어 등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국민 대중들 사이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초중등교육과정 중 제2외국어 습득에 있어 현실의 수요와 일치되지 않는 일부 언어에 대한 선호도 편중 현상을 정책적으로 시급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 25 초중등교육과정에서 러시아어 학습의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러시아어 교육을 기피하는 현상은 더욱 심하다. 교양과정은 최소 수강인원 기준을 채우지 못해 폐강되는 경우가 많다. 대학에서는 주로 인문대학의 노어학과나 노어노문학과, 그리고 지역학부에 속한 러시아학과 등이 러시아어 교육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한반도에 페레스트로이카 열풍이 몰아친 후 수도권과 주로 부산 등 경남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관련학과들이 경쟁적으로 설치되던 과거의 열기는 식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논리가 대학사회에 휘몰아치고 학부제로 전환하면서 일부 언어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상대적으로 러시아어에 무관심해지면서 일부 대학의 노어학과나 노어노문학과는 폐과 직전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심지어는 러시아어를 전공하는 ‘노어노문학과’에서도 힘들고 어렵다는 이유로 어학관련 과목의 수강신청을 기피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작용했겠지만 관련학과의 프로그램이 앞서 언급한 두 번째의 과제, 즉 대상 지역(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 데 맞추어지지 않았던 것에도 기인한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한․러 양국의 호혜적인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이해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고, 상호 왜곡된 이미지를 청산하고 상대방의 실체를 파악한다는 차원에서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역사, 문화에 대한 올바른 소개와 교류가 진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만 양국 국민 간에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상호 신뢰관계가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기조로서 국제이해교육의 기능주의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이해교육이 강조하고 있는 이상주의적 가치, 즉 타문화에 대한 지식과 관용․존중의 측면에 부합되는 것이기도 하다. 국제이해교육이 특정한 공간의 역사와 문화에 뿌리를 내려야만 하는 이유는 그것이 공허한 추상적 가치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거니와 실제로 피교육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7월 8일~9월 30일간 한․러수교 10주년을 기념하여 러시아의 역사와 삶과 예술을 주제와 시대별로 6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전시한 「러시아, 천년의 삶과 예술」과 같은 대규모 전시회는 러시아의 문화 예술 세계의 진면목을 들여다보고 러시아의 이해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러수교 10주년 기념사업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참관 인원은 총 14만 명에 달하였다. 이와 같은 성공은 그만큼 한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소개가 미흡했다는 것이자 그만큼 한국인의 러시아 문화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다면 사회적 필요와 개인의 필요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데, 실상 러시아의 이해 교육의 중심에 있는 대학 내 러시아어문학 학과들의 반응은 시대의 요구에 부합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 내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화를 비롯한 삶의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지역학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학과 내에 개설되는 관련과목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이러한 과목들을 담당할 지역학전공 교수를 충원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자신의 입지 약화를 경계하는 어문학 전공자들의 집단적 이기심 때문에 예상보다 진척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관련자들은 한∙러경제관계가 다시 활성화되고 여타 분야의 협력이 질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문학 전공자들이 감소하는 것에 의아스럽다고 고백하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학생들의 러시아에 대한 관심 부족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이해에 목마른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지 못하는 교육제도 및 프로그램의 한계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국제대학원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 정부는 국내 9개 대학을 선정하여 국제대학원의 설립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했으며,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정부가 이들 대학에 국제대학원을 위하여 지원한 금액은 무려 760억원에 달한다. 26 이들 대학들은 짧은 기간 정부로부터 엄청난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교과과정의 개발이나 지역전공 교수의 충원보다는 ‘대학원건물’을 신축하는 데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종료된 시점에서 대학 당국이 독립재원으로 대학원의 확대∙발전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고, 우수 인력이 러시아 지역연구를 위해 이들 대학원에 진학하는 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27

마지막으로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에서 어떻게 러시아를 이해할 것인가라는 접근 방법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이 지역연구적 차원의 러시아연구일 경우에는 어디까지가 ‘문화상대주의’의 영역이고, 또 어디서부터가 인간행동의 보편적 법칙이 관철되는 영역인가에 대한 방법론 논쟁과 직결된 문제이며, 국제이해교육의 현장에서는 국제이해교육의 목표를 국익지향적 접근으로 실시할 것인가, 아니면 타자의 자기인식, 가치체계, 문명관·세계관 등에서 출발하고 내재적 시각을 전유화함으로써 ‘지역’ 인식의 자의성과 편의성을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실천적 과제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국제이해교육의 이상과 현실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국제이해교육이 지향하는 국제협력이라는 것이 ‘세계 평화 달성과 인류 복지 향상’이라는 고귀한 이상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참여 국가의 힘과 이익이 반영되는 실익정치 또는 현실정치(Real Politik)” 28 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즉, 이상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경쟁적 국가이익의 관철이 협력, 공존, 관용 등의 덕목보다 우선시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큰 틀에서 보면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도 이러한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냉전시기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긴다’는 식의 접근이 한국의 러시아연구의 주요 모티브로 작동했다면, 1990년대 이후의 접근은 세계화 과정에서 한국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문화된 지식과 구체적인 정보 입수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러시아연구가 정책적 필요의 유무에 끌려가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러시아 이해를 위한 연구나 교육도 과도하게 정치와 경제 분야에 집중되었고, ‘타자성’을 이해함에 있어 기본적인 문화와 역사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

1990년대 이후 러시아에 대한 연구 및 교육은 ‘체제전환’의 성격을 규명하고 향후 그 진로를 전망하는 문제에 집중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그간의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은 비교분석과 지역연구 방법론의 상호보완적 재구성을 통해 발전하기 보다는 ‘문화상대주의’의 관점에서 러시아의 특수성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방향으로 치우치거나, 아니면 기존의 사회과학계에서 논의된 비교이론의 틀에 지역의 사례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후자의 경향을 대표하는 것이 ‘비교이행론’이라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러시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론을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이슈들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모델 구축에는 나름대로 기여했지만, 본질적인 문제, 즉 러시아 역사발전의 과정에서 체제전환이 갖는 의미와 성격을 파악하고 그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정교한 이론과 세련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축조된 ‘깨끗한 모델’에서 서구문명의 가치와 규범을 털어내지 못함으로써 대중들에게 현대러시아의 발전을 ‘변형’되거나 ‘왜곡’된, 또는 극히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유형으로 각인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4. 러시아 연구로 가는 길: 경제학과 지역연구


‘타자의 삶’이라는 총체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지역연구의 출발점이라고 할 때 아마도 경제학계에서는 주로 비교경제체제(comparative economic system)라는 접근으로 ‘타자’의 ‘경제생활’을 분석해오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그러나 과거의 비교경제체제론은 비교의 한 축을 구성했던 사회주의체제가 붕괴함에 따라 비교의 대상인 실재(entity)가 사라지고, 뒤이어 이들 사회주의체제가 자신의 병립적(혹은 대립적) 비교의 대상인 자본주의체제로 급격히 전환함에 따라 그 학문적 유용성을 의심받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탈출구는 없는가? 결국 이러한 교착 국면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의 두 가지 입장 중 하나를 취하는 것이다. 하나는 역사적 실재로서의 ‘현실사회주의’와 이념형으로서의 ‘사회주의체제’의 존재를 분리하고, 그리하여 사회주의체제의 붕괴 사실을 전면적으로 거부함으로써 대안으로서의 사회주의체제의 존립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마치 무너진 폐허 위에 새로운 구조물을 축조하듯 적극적으로 새로운 분석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것이다. 후자의 입장에 선 일군의 학자들은 체제 붕괴 이후에도 분석틀로써 ‘체제비교’가 갖는 학문적 유용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으며,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계경제체제의 내적 질서와 그것의 동태적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29

만일 체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면 사회주의체제가 실재로서 붕괴했다고 해서 곧바로 비교경제체제 분석틀이 갖는 모든 학문적 유용성이 일시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샤방스(Bernard Chavance)의 주장에 따르면, 사회주의는 마치 생물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상품·화폐관계와 임노동관계’로 대표되는 일반시스템 내에서 단지 differentia specifica - 단일정치체제와 국가소유의 결합으로 구현되는 제도적 기반의 차이 - 에 의해 자본주의와 구별되는 과(科)에 불과하다. 30 따라서 그는 다양한 사회주의체제의 확립, 발전, 그리고 향후 그 전환(transformation)도 단일정치체제와 국가소유가 결합된 제도적 혼합물(institutional mix)에 의해 규정된다고 본다. 결국 그의 관점에 선다면 체제는 붕괴된 것이 아니고, 지속되고 변형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체제전환은 ‘계승’과 ‘창조’의 양면성이 발현되는 ‘발전의 역사적 구속성 효과(эффект исторической обусловленности развития)’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31

앞으로 경제체제론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 끝없는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 사회주의체제의 역동적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면 체제의 개념에 아무리 복합적이고 유연한 의미를 부여한다 할지라도 변화된 세계질서, 즉 시장자본주의체제 내부의 비교연구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실상 새로운 경제체제이론의 신조류라는 것도 종래의 경제체제론의 인식론적 접근틀과 지적 유산을 계승하면서 방법론적 변용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고, 경제학계의 새로운 조류로 부상한 신제도학파의 이론적 성과와 방법론을 체제비교의 영역에 여과 없이 수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경제체제론의 새로운 중심과제가 시장체제간의 국가간 비교연구라고 할 때 과연 무엇을 비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 과거 비교의 대상이었던 한 국가의 경제가 갖는 성격을 직접적으로 반영한 개념이 ‘체제’였다고 한다면 이제 그러한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확립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일군의 학자들은 그러한 대체물이 ‘문화’라고 사고하는 것 같다.

현재 비교경제체제론의 흐름은 제도의 내생적인 변화에 주목하자는 관점에서 비교제도분석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지만 그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체제대립을 해소하고 이미 글로벌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가간의 제도적 틀이 유사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때 과연 무엇을 비교할 것인가의 문제에 끊임없이 부닥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대의 경제학이 모든 것을 지나치게 단순하리만큼 간결한 기본가정을 바탕으로 그 세력을 확장하고 다른 사회과학분야에서 경제현상을 다루는 것을 금기시하는 ‘학문적 제국주의’적 경향마저 띠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무릇 모든 학문에 있어 비교분석은 연구대상의 ‘다름’과 ‘차이’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때 적어도 경제학자들은 학문적 배경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인접 학문에 비해 경제체제의 실재를 해체하고 재구조화하는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에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한 측면에서 앞으로 비교경제체제론 분야의 연구들은 더욱더 학제적 연구의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교경제체제론 분야에서 러시아경제 연구자들이 지향해야 할 연구방향과 접근은 무엇인가? 우선 비교의 축을 다양화시킬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비교란 자본주의의 풍요와 시장의 자기완결적 구조를 드러내기 위해 사회주의의 빈곤과 계획의 ‘태생적 한계’를 논하거나, 또는 유사한 경제체제에 속한 각국의 경제를 병렬적 구조로 나열하여 그곳에서 드러나는 동질적인 것과 이질적인 것을 분리해서 살펴보는 것이었다. 이것이 한편으로는 보편과 특수를 아우르는 가장 일반적인 접근이라고 판단되지만, 만일 비교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비교대상인 경제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정보의 축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할 때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의 공간과 시간의 역사성을 장기적인 문명 발전사에서 재음미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비교란 각기 다른 실체의 병렬적 구조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실재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실재를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러시아의 체제전환을 1920년대 NEP와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체제’를 달리하는 두 시기의 비교가 가능하겠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체제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억의 전송자 역할을 하는 러시아 경제문화를 발견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현대 러시아경제의 동학을 해독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한다면 그 의미는 매우 크다. 샤방스(Bernard Chavance)의 개념에 비추어본다면 우리의 러시아에 대한 이해가 굳이 1917년과 1991년을 경계로 단절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현재 진행되는 러시아의 체제전환에는 러시아 개혁사의 긍정적, 부정적 전통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연구의 출발은 나와 다른 ‘타자에 대한 이해’를 그 출발점으로 한다. 그러나 단언컨대 그러한 학문적 연구의 출발은 ‘냉전’의 산물이었고, 여기에 배태된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이해’가 아니었다. “오히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수단에 불과하고, 그 수단을 근거로 하여 상대방을 물리치거나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었고 “궁극적으로는 ‘남의 삶’에 대한 이해라기보다는 ‘나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서 ‘남의 삶’을 이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32 이러한 차원에서 보면 과거의 비교경제체제론도 결코 이러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문화중심주의(自文化中心主義)를 극복하기 위해 분석대상의 입장에서 그 행위와 행위주체에 대한 평가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바로 러시아의 역사적 경험과 경제문화의 토대를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하여 그 가치규범을 일반화하고 논증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 할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보편으로서의 ‘시장경제’에 ‘러시아적인’ 특수가 어떻게 매개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러시아의 경제문화가 특수성으로 구현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의 관점에서 몇 가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한-러 양국의 호혜성은 경제협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문명 간 소통의 지평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잠재력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천연자원과 과학기술자원에 집중되었다. 한국에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은 석유 및 가스산지의 개발에 참여하여 에너지 획득원을 다각화하고, 선진적인 기초과학기술을 도입하여 자체적인 기초과학 기반을 창출하자는 것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호혜의 원칙에 기초한 자원의 공동 개발과 이용보다는 상당 부분 ‘자원 수탈적’ 관점이 은폐되어 있었다. 여기에서 시베리아·극동의 환경과 생태 보존에 대한 논의가 둥지를 틀 곳은 없었다. 한-러 양국의 호혜성은 ‘물질’보다도 더 귀중한 정신문명의 교류에서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아시아-유럽의 경계에 자리하고, 스텝-숲의 대립 속에서 발전해 온 러시아는 대륙문화와 해양문화의 교차지점에서 ‘동아지중해’ 문명의 발전 과정을 밟아온 한국과 문화교류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

둘째, 전환기 러시아에서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정치·경제 상황의 주기적 ‘파동(cycle)’에 휩쓸려 對러 관계발전 정책이 후퇴·위축되고 그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좌지우지되어서는 곤란하다. 21세기 러시아는 한국에게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한국의 對러시아 관계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안보 및 경제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일한국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지를 구축한다는 측면 외에도 세계화의 추세 속에서 지역협력을 가속화할 물적 기반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러시아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발표문 ‘한국에서의 러시아에 대한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논평


바라바노프 바짐

(러시아 교육아카데미, 모스크바)


논평자의 소견으로 성원용 교수가 발표한 논문은 매우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킬 뿐 만 아니라,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성원용 교수는 세계적 관점에서 본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문제를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한편, 발표문에는 한국 대학의 러시아 연구의 전개 문제를 역사적인 측면에서 고찰하였습니다.

송원용 교수의 문제 인식은 많은 부분 러시아 인식의 문제와 일맥상통합니다.


발표문에 제시된 결론 부분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논평자가 견해로 보아 상당히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송원용 교수가 내린 결론은 러시아의 한국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한국의 러시아 연구의 발전에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한국 내 러시아 연구의 고유한 목적과 내용, 러시아의 한국학, 냉전의 도구 중 하나로서 지역학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 등 이러한 제문제를 재해석하려는 과제 제기는 매우 현실적이고 실천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양국의 국제이해교육 측면에서 우리 의식 속 일부를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볼 때 마땅히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성원용 교수가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활용한 방법론적 접근법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학에서 활용되는 이 접근법들은 저의 생각으로는 중등학교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도 도입하여 사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성원용 교수가 양국의 언어, 문학, 역사, 자연, 사회, 정치, 경제 등 학제간 연구의 필요, 학제적 성격의 연구 전개의 필요 및 러시아와 한국 국민의 정신문화 교류 및 양국이 서로를 보다 풍요롭게 하는 필요성에 관한 발표문 내 결론 부분에 관계가 깊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기획해 주신 이번 세미나와 발표 자료, 논의 결과를 통하여 러시아교육아카데미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양국의 상호이해 증진과 러시아와 한국의 서로를 알고자 하는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두 기관이 양해각서에 명기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학술적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믿습니다.

국제이해교육의 두 기둥: 지역연구와 교과서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우리 문제가 곧 국제문제이고, 국제문제는 곧 우리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지금의 세계질서이고 현실이다. 토 스위힌(Toh Swee-hin)은 이를 “한 사회 내에 세계 모든 지역의 지극히 다양한 문화들이 존재한다.”고 적절하게 표현한 바 있다. (토 스위힌, 2003: 31)

어느 민족에게나 “세계화”는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 되었다. “세계화” 혹은 “지구촌”이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지금 우리 민족이 겪고 있거나 앞으로 겪을 것이 예견되는 대부분의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우리 민족만의 문제, 혹은 우리 민족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벗어난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도 국제적이고 해결책도 국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환경 하에서 우리 민족이 건강하게 생존하고, 지역의 평화나 세계 평화,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부담이 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인류가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반지구적, 반인권적, 반평화적 이슈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이해의 필요성이 증대되었고 국제이해교육33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유네스코의 21세기 교육위원회가 1996년에 이미 미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네 가지 기둥의 하나로 “함께 사는 것을 배우는 교육”(learning to live together)을 강조하게 된 것은 이와 같은 시대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국가간, 민족간, 문명간 상호 이해와 상호존중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며 이에 따른 교육의 위상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국가단위의 삶을 전제로 한 교육이나 국민국가지향 교육으로부터 탈피하여 세계단일화를 전제로 한 교육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국제이해,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이런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 사회주의 붕괴 이후 몰아닥친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원리의 확산은 “국가 간의 경제적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각국의 교육정책방향은 국제이해보다는 국제경쟁력 강화에 더 치중하는 역설을 낳고 있다.”(김신일, 2000: 10) 세계의 단일시장화가 교육을 국가경쟁력 강화의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국제이해교육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경시되거나 아니면 그 지향점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평화와 상생을 위한 국제이해교육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익확대를 위해 외국, 외국인, 외국시장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기구, 많은 NGO들, 그리고 의식 있는 교육자들이 국제이해교육을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이 관여하는 전쟁과 테러, 그리고 잔인한 종족분쟁이나 종교 갈등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문화적 동질성도 높고 종교적 배경도 유사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 수준도 높은 동아시아의 한중일 3국은 자민족 중심사관으로 무장한 채 끝없는 역사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이해교육의 수단이어야 할 교과서가 국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국주의 해외 경영의 수단으로 출발했던 지역 연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신흥 경제 강국들에 의해 아제국주의화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서 국제이해와는 먼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동아시아 3국에서의 지역 연구가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 지는 이미 오래다.


1. 국제이해교육의 역사와 현실


국제이해교육의 국제적 중심은 역시 유네스코이다. 유네스코는 그 헌장 전문에서 천명하였듯이 국제이해를 증진시켜 인간의 마음에 평화의 문화를 구축하자는 목표 아래 국제이해교육을 주도해오고 있다. 즉,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 활동을 통하여 국가 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킴으로써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국제이해교육은 이러한 목적 달성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다. 1946년 창설이후 국제이해교육이 유네스코의 실천적 사업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53년 유네스코 제7차 총회 결의문에 의한 유네스코 협동학교사업(ASP: Associated Schools Project)에 의해서이다. 1950년에 유네스코 회원국으로 가입한 한국도 1954년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설치한데 이어 1961년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협동학교네트워크(UNESCO ASP Network)에 가입하면서 국제이해교육 사업을 본격화하였다. 도입 첫해에 4개 학교가 참여하기는 하였으나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한국은 독재와 군부통치로 인해 국제이해교육 분야의 발전이 거의 없었다. 냉전과 남북분단 상황은 한국이 국제이해교육 분야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데 장애가 되기에 충분하였다.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평화교육의 원천이나 근거로 활용하기 보다는 하나의 질곡이나 부담스런 환경으로만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태도에 머물렀던 것이다.

사회주의 붕괴, 그리고 이어서 시작된 세계화, 개방화, 정보화의 물결은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에 있어서도 변화를 촉진하였다.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하여 1995년에 교육부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국제이해교육 국내센터로 지정하였다. 이후 교육부의 지원 하에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국제이해교육 교원연수사업, 국제이해교육 프로그램 및 자료개발, 국제이해교육 관련 이론과 정책 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2000년에 설립된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APCEIU)은 유네스코 협력기관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제이해교육 및 평화․인권 등의 관련 분야에서의 싱크탱크, 연수센터, 정보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2000: 90-92) 그동안 남북분단 상황으로 인해 국제 활동에 제약을 받아왔던 한국이 국제이해교육이라는 매우 정치적인 경향이 있는 분야의 지역센터를 최초로 설립한 것은 국제 활동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이승환, 2002; 28-29)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같은 해에 기관지 「국제이해교육」을 창간하여 관련 정보를 국내 전문가 및 교사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실시하는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CCAP: 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me)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교사로 초청하여 한국 학생들에게 외국의 역사와 문화, 풍습, 생활상을 경험시키는 프로그램이다. 1998년 2학기에 서울지역 35개 초․중․고등학교에서 문화교실이 실시된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2007년 8월 현재 초등학교 13, 중학교 19, 고등학교 47, 그리고 교육대학 4개 등 모두 83개교가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http://asp.unesco.or.kr)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모색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즉 경제발전에 이은 해외여행자유화, 냉전 종식에 따른 국제질서의 급속한 재편, 정치적 민주화의 진전에 따른 개방적 사회 환경의 조성이라고 하는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였다. 정부는 ‘국제화’를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하였고, 이에 맞추어 교육부는 ‘국제화 교육’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는 주요 대학에 지역연구를 장려하기 위하여 국제학대학원을 설립하도록 유도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들 국제학대학원을 중심으로 시작된 지역연구는 외국어로 진행하는 ‘외국의 정치와 경제정보에 관한 교육’ 수준에 머물렀다. 즉, 세계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 현실 사회에 대한 종합적이고 학제적인 연구 수준으로 성장하지 못함으로써 국제이해교육의 질적 향상이나 사회적 확산에 기여하지를 못하였다.

국제이해교육을 초․중등학교에서 독립과목으로 가르치자는 주장 속에 1996년에는 교사 중심의 국제이해교육교사협의회, 대학 교수 중심의 국제이해교육연구회가 각각 창립됨으로써 국제이해교육 관련 연구 활성화의 계기가 마련되었다.(유철, 2000: 19) 교육학자 중심의 국제이해교육연구회는 2000년 5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지역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한국국제이해교육학회’로 발전하였다.

학교교육에 국제이해교육이 진입한 것은 제7차 교육과정에서 국제이해교육을 창의적 재량학습 과목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함에 따른 것이었다. 실제로 2000년도부터 국제이해교육을 실시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담교사를 임명하고 교재를 개발하는 학교나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제이해교육을 재량학습 과목으로 선정하여 실시하는 학교는 매우 적고, 이를 위한 표준 교육과정이나 교재의 개발도 초보적인 단계에 이르렀을 뿐이다.

이러한 발전 과정을 통해 볼 때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은 몇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은 지극히 정부 주도적이라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까지의 국제이해교육은 거의 전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민간 학회나 단체의 참여는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되기는 하였으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두 번째로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은 지역연구에 의해 지적 자원이나 인적 자원이 효과적으로 지원되지 못함으로써 발전에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셋째로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은 한국의 문화적, 교육적, 역사적 특수성과 효과적으로 결합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함으로써 제한된 기관과 인물들에 의한 ‘그들만의 교육’이 되고 말았다. 즉 국제이해교육은 일부 전문가들의 고유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교육학자, 인류학자, 지역연구자 등 사회과학 분야 학자와 일부 관심 있는 교사들이 참여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역사학자, 철학자, 문학가, 예술가 등 인문학 전공자들도 함께 하는 국제이해교육, 전문가 뿐 아니라 일반 교사들이나 학생들이 교육자로서, 혹은 피교육자로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영역이 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은 식민지 경험과 같은 아․태 지역의 일반적 특성이나 남북 분단과 같은 한국 민족의 특수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지 못함으로써 발전에 한계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한중일 삼국의 교과서를 둘러싼 역사 갈등이 국제이해교육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국제이해교육의 주요한 장이 되어야 할 사회과 교과서가 애국주의 감성에 떠밀려 점점 더 자민족 중심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 역사 갈등의 진원지인 일본에서의 최근의 정치 변화가 새로운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 지역연구: 국제이해교육의 성공 조건


아무리 국제이해교육을 강화하고자 하더라도, 아무리 이상적인 국제이해교육의 목표를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세계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심층적 연구와 접목되지 않고서는 결코 기대했던 수준의 효과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럴 경우 설정된 목표는 “결코 실천될 수 없는 공허한 추상적 가치일 뿐이다.”(정영국, 2003: 53) 국제이해교육이 지닌 한계는 다른 문화를 단순한 지식으로만 파악하는 데서 오는 허술함 때문인 경우가 허다하다. 지역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학문이며 이런 의미에서 국제이해교육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지역연구는 ‘타인’을 대상으로 정하고, 그 ‘타자성(otherness)'에 대한 해명과 이해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지적 인식방법’으로 194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출발하였다. 식민지 경영을 위한 정책적 필요성에서 출발했다는 측면에서 에드워드 사이드는 이를 ‘추악한 신조어(ugly neologism)'라고 명명한 바 있기도 하다.(야노 도오루, 1998: 50-52)

한국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지역연구는 여전히 정책과학적 성격, 또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구적 연구의 성격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정영국, 2003: 54) 물론 국익지향적 목적으로 지역연구를 시작한 연구자들에게서 발견되는 해당 지역에 대한, 그 지역 주민이나 역사에 대한 애정은 결국 국제이해교육이나 활동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지역연구의 가치는 여전히 인정될 수밖에 없다. 지역연구가 지닌 이런 국익지향적 경향을 완전히 거부하거나 무시할 수도 없다. 그러나 지역연구가 실용적 가치에 매몰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최근의 연구 성과들에서 드러나듯이 지역연구 전문가들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 속에서 만들어진 여러 교과서가 외국 역사와 문화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점은 지역연구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지역연구가 국제이해교육과 상호 보완 관계임을 잘 말해준다.

성원용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 러시아에 관한 연구가 최초로 시작된 것은 19세기 말의 ‘공로증’에서 시작된 러시아에 대한 관심, 1900년대 말에 일본을 통해 소개된 러시아 문학작품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였다고 한다. 이후 몇 단계를 거쳐 진화해 온 러시아 연구는 현재 러시아에서의 직접 연구경험 등으로 무장한 제3세대 연구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두 가지 뚜렷한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첫째, 한국의 아시아 연구는 19세기 말이래 지속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산주의 러시아 시대에 한국의 군부독재에 의해 강화된 ‘적성국 러시아’의 이미지가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과 러시아가 국제이해교육의 필요성이 가장 필요한 상대임을 보여주는 측면이다. 이런 편견은 과거의 러시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뿐 아니라 오늘날의 러시아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도 결정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다. 둘째, 한국의 러시아 연구는 러시아의 국제적 위상의 부침에 따라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는 파동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1985년에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찌’의 물결과 함께 급성장했던 소련 연구는 1990년대 들어 나타난 러시아의 사회체제전환의 부진과 함께 급속히 냉각되었다. 10년간의 침체 후 2000년대에 접어들어 러시아의 성장에 세계가 주목하자 한국에서의 러시아 연구 관심은 부활되었다. 러시아 연구의 이런 경향을 가져온 배경은 역시 한국의 지역 연구가 지닌 지나친 정책지향성, 실용지향성이다. 한국에서의 지역 연구가 지닌 이런 지나친 국익우선주의적 경향은 국제이해교육의 발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책지향적 지역 연구는 오래된 편견의 극복이 아니라 편견의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관심 지역의 현실 정책과 관계없는 역사, 문화, 사회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이루어질 때 편견은 점검을 받게 되고 지역연구 결과는 비로소 국제이해교육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한국 대학에서의 러시아 관련 교육은 러시아 관련 지역연구의 한계를 반영하여 매우 부진하다. 러시아에 대한 올바른 이미지 형성에 가장 필수적인 러시아 역사와 문화에 대한 강의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정부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 동안 9개 대학에 무려 760억 원을 투자했던 국제학대학원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지역학으로서의 러시아 연구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러시아 연구를 이른바 ‘실익정치’ 혹은 ‘현실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한국에서의 러시아학을 러시아학 답게 만드는 출발점이다.

반면에 러시아에서의 한국연구는 전통적으로 순수학문 지향적이었다. 레프 콘체비치(Lev R. Kontsevich)는 이를 “한국의 언어, 문학, 문화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전통적인 한국학”(콘체비치, 2006: 440)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콘체비치교수에 의하면 러시아 한국학의 가장 큰 특징은 인도주의적 성격이며 한국학이 한국과 러시아 양국 국민들을 가깝게 만들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한국학은 해외 한국학의 역사에서 몇 가지 족적을 남겼다. 1874년에 미하일 푸칠로(Mikhail P. Putsyllo)가 편찬해 낸 「노한사전」은 유럽언어로 된 최초의 한국어 사전이었다. 1897년 서유럽에서 최초로 한국어 강좌를 시작한 것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교였다. 식민지 시대에 고려인에 의해 융성해졌던 한국학 연구는 1937년 강제 이주 이후 크게 위축되었다. 한국학이 동양학의 한 분야로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였다.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한국학 학술기관들이 설립되었다. 모스크바 동양대학(현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교), 레닌그라드국립대학(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 모스크바국립대학교, 모스크바 동양학연구소 등에서 한국어와 한국사 강의가 시작된 것도 이 때였다. 러시아 한국학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한국학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킨 것은 1950-1953년 간의 한국전쟁이었다. 이후 1960-1980년대는 한국학 부문에서 연구가 활성화된 시기였다.(콘체비치, 2006: 444-452) 1980년대는 러시아의 한국학이 전통적인 한국학에서 실용적인 한국학으로의 변화를 보인 시기였다. 1991년 소비에트 붕괴 후 보다 더 자유로운 정치적, 지적 분위기 속에서 한국학은 양적 성장을 이루었으나 질적 부문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러시아 한국학의 위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재정적 어려움, 학자 위상의 급격한 추락 등 내부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와 세대교체의 회피라고 하는 외부로부터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 세 가지 문제는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한국학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러시아 대학에서의 실용적 학문 선호 경향도 한국학을 포함한 동양학 발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러시아 한국학의 폐쇄성 또한 극복해야 할 측면이다.

종합해 보면 한국의 러시아학이나 러시아의 한국학은 양국의 국제이해교육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한국학전공자가 러시아의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고, 한국의 러시아학 전공자들 또한 한국 학계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제 한국학계에 있어서도 러시아 한국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에 비해 축소되고 있다. 러시아의 한국학전공자나 한국의 러시아학 전공자가 중등 과정의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사례가 없는 것 또한 지역학으로서의 한국이나라 러시아학이 양 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드러내는 증거이다. 미래 전망도 그렇게 밝지는 않아 보인다.


3. 교과서: 국제이해교육의 수단


1) 교과서를 통한 국제협력의 역사


교과서는 한 사회가 과거의 역사를 보는 시각과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을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주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한다. 젊은 세대가 외국에 대한 체계적 지식을 처음으로 접하는 것 또한 교과서를 통해서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나 전환기 교육 개혁에서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교과서의 개편은 항상 핵심적 과업으로 설정한다.

교과서는 국내 차원을 넘어 국가 간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역사나 지리 교과서는 특정한 나라 혹은 민족에 대한 생각을 창출해내는 출발점이기도 하다.(Kuznetsov Alexander) 따라서 이들 사회과 교과서는 종종 국가와 국가 사이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사이의 적대감을 해소하는 방법으로도 활용되어 왔다. 1920년대에 국제연맹은 미국의 카네기재단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오랫동안 전쟁을 벌여온 발칸반도 국가들 사이의 소통과 교과서 개혁을 시도한 바 있다. 같은 시기에 독일과 프랑스의 교사 모임 또한 대안 교과서를 통한 양국 간의 이해 개선을 추진한 바 있었다. (Choppin 2002).

제2차 세계대전 후에 교과서를 통한 국제이해에 앞장을 선 것 또한 독일이었다. 전쟁 상대국과의 협의를 통해 교과서를 바꾸거나 수정해서 남을 증오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화해의 도구로 삼았던 사례를 잘 보여주는 것이 독일이기 때문이다. 2차 대전 후 독일은 자국과 전쟁을 치렀던 나라들과 화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독일의 노력으로 1950년대 이후로 독일과 이웃 나라들 사이에서는 교과서를 둘러싼 협력 활동이 많이 벌어졌다. 프랑스와의 교과서 프로젝트는 1950년대 초에 시작하였고, 1972년에는 폴란드와 공동위원회를 결성한 후 4년간의 노력 끝에 1977년에 양국은 ‘역사와 지리 교과서에 관한 권고’를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스라엘과도 1980년대 초에 교과서를 통한 협력관계를 시작하였다. 이러한 교과서 협력사업들은 상대국가에 대한 부정적 편견, 고정관념, 왜곡을 교과서에서 추방함으로써 국가 간 화해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 노력은 최근 가시적 성과를 보임으로써 역사 갈등을 겪고 있는 동아시아 3국에 큰 자극을 준 바 있다. 양국은 2003년부터 집중적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45년 이후의 유럽과 세계」라는 고등학교 용 공동교재를 2006년에 간행하기에 이르렀다. 채택 과정을 거쳐 이번 학기부터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이 공동 교재는 교환학생으로 양국을 오가던 고등학생들의 제안에 의해 출발하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한국과 일본 간의 교과서 협력을 위한 국가 간 노력은 거듭 실패하였다. 1997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 일본위원회에 역사교과서 공동연구를 제안한 적이 있다. 당시 공동역사연구가 시작되었더라면 2001년의 역사 갈등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네스코 일본위원회는 한국 측의 제의를 거부함으로써 공동역사교과서를 향한 첫발은 내딛을 수조차 없었다. 2002년에 출범한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또한 교과서 개선과 관련해서는 어떤 진전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제2기 위원회가 출범하였으나 성과는 미지수이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교과서 협력사업들이 성공을 하게 된 것은 독일이 2차 대전 중에 저지른 범죄사실에 대한 책임을 솔직하게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의 걸림돌이었던 영토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과제들이 정리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영토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과제의 해결이야말로 교과서 협력사업의 전제조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동아시아 3국의 역사교과서 갈등이 해결되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일본의 경우 2차 대전에 대한 책임을 무조건적이고 명확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부족하다. 독일과 비교해 볼 때 인접국가와의 화해를 위한 지도자들의 헌신 수준도 일본의 경우 높지 않다. 화해가 필요하므로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일반 대중의 합의도 일본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다지 깊이 뿌리내리고 있지 않아 보인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탄 때문에 일본인들이 자신들을 전쟁의 희생자로 보는 의식이 강한 것도 이런 현상에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는 공통의 가치를 지닌 지역 사회에 함께 속해 있다는 느낌이 양국 간의 화해를 용이하게 했지만, 동아시아 3국, 특히 일본과 한국의 경우는 이점이 결여되어 있음이 분명하다. 공통의 감정이 부족하다. 한류 등을 통해 감정에 있어서 공통분모가 일부 확인되기도 하였지만 일본인들이 지닌 한국인 전체- 특히 북한을 포함하는 한민족 모두-를 보는 부정적 편견이 존재하는 한 교과서를 통한 이해의 확산은커녕 교과서 속의 단순한 오류 시정도 그렇게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러시아와 한국은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을 겪었던 적이 없다. 이번 세미나 발표를 통해서 보면 양국 간 교과서 갈등이 없었던 것이 양국 간의 관계의 역사가 짧아서도, 양국의 상대국가에 대한 교과서 서술이 충실하기 때문도, 양국 간의 현실적 이해관계가 소원해서도 아니다. 일차적 원인은 아마도 양국 관계의 중요성에 비해 교과서 서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일 것이다. 교과서 서술 양의 부족으로 인해 해석을 둘러싼 갈등의 가능성 또한 낮은 것이다. 상대 교과서에 대한 관심의 부족 또한 양국 간에 교과서를 둘러싼 갈등이 없었던 배경이었다. 교과서를 둘러싼 작은 갈등은 양국 간의 이해 수준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2) 한국과 러시아 교과서


홍웅호교수의 논문에 의하면 한국의 역사교과서, 특히 세계사 교과서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술은 양적인 측면에서 매우 부족하다. 절대적 분량에 있어서도 그러하거니와 중국뿐 아니라 주요 유럽 국가들과의 비교에 있어서도 러시아는 상대적으로 경시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서술 내용에 있어서의 부정확성도 심각한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다. 러시아 역사의 시작을 비잔틴 문화의 영향에서 출발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사건이나 현상과 관련된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한 서술 형식도 문제점이다.

홍교수에 따르면 국사교과서의 경우 러시아에 대한 서술이 세계사교과서에 비해 많은 편이지만 서술 시각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근현대사 부분에서 러시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의 러시아학 연구 경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서 앞으로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이 해결해야 할 매우 주요한 과제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특정 국가에 대한 오래된 편견의 극복은 국제이해교육의 출발점인 동시에 목표이기도 하다. 이런 목표에 최소한이라도 접근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역사에 대한 전문가 부족 현상, 교과서 집필 과정에서의 이들의 배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쿠즈넷소프 알렉산더(Kuznetsov Alexander)의 표현을 빌면 한국 교과서의 러시아 서술은 아직도 "이데올로기나 편견에서 자유로운(free from any ideology and prejudice)" 상태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Kuznetsov Alexander, 2007: 1).

러시아의 지리교과서는 1990년대까지 남한보다는 북한에 관심을 집중했었다. 쿠즈넷소프 알렉산더에 의하면 20세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한국은 주도적인 산업국가의 하나가 되었지만 한국에 대한 서술을 바꾸는 노력을 크게는 기우리지 않았다. 최근에서야 한국의 경제 성장, 그리고 한-러 관계의 확대에 부응하여 7학년과 10학년 용 지리 교과서에서 현대 한국과 관련된 별도의 과를 설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세계사 혹은 러시아사 교과서 속의 한국 관련 내용은 만족스러운 상태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알렉사스키나 루드밀라(Alexashkina Ludimila)의 분석에 따르면 고대사에서는 불교와 유교의 전파, 근대사에서는 제국주의의 식민지화 대상으로서의 한국, 그리고 20세기 역사에서는 한국전쟁, 전후 경제발전 등 일부 주제만이 국제관계에 대한 설명의 한 부분으로 다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러시아의 역사 교과서를 통한 한국에 대한 이해 개선을 위해 알렉사스키나 루드밀라가 제안한 한국의 과거와 현재에 관한 자료의 출판과 한국의 문화사에 대한 관심의 확대는 국제이해교육 차원에서 매우 적절해 보인다. 양국의 교과서 전문가, 전문 기관간의 긴밀한 협력도 물론 강조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교과서 집필 과정에 한국 전문가의 참여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앞으로의 해결과제로서 제기하고 싶다.

현재 중등학교에서 사용 중인 한국과 러시아의 교과서는 양국 간의 진정한 이해를 추구하기에는 관점과 내용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


3) 국제이해교육 전문교재; 한국 사례


한국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국제이해교육 분야의 전문 교재가 개발되었다. 국제이해교육을 독립된 교과로 가르치기 위한 교육내용의 표준화도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1990년대 말까지는 국제이해교육이 대체로 관심 있는 교육자치단체나 일부 교사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편성된 교육과정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이다. 즉 7차 교육과정에서 국제이해교육이 별도의 교과목으로 가르쳐질 수 있게 됨으로서 비로소 표준교육과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결과 중 대표적인 것은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이 초․중등학교 용으로 개발한 교과과정 「세계 시민을 위한 국제이해교육」(2003)이다. 이 교육과정은 ① 다문화의 이해, ② 세계화 문제, ③ 인권 존중, ④ 평화로운 세계, ⑤ 지속가능한 발전 등 5개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향후 우리나라 국제이해교육의 내용 구성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준으로 삼아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는 고등학생 용 교과서 「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2004)를 간행하였다. 이어서 2007년에는 초중등학생을 위한 교재 「맛있는 국제이해교육 : 다문화 시대의 음식과 세계화」를 간행하였다. 이런 표준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편찬하기 이전에 이미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은 2001년에 중학교 학생용 교재로서 「더불어 사는 세상 배우기」와 함께 교사용 지도서를 발간한 바 있다.

이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및 교과서는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5개 영역, 그리고 이를 대표할 수 있는 엄선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표준화된 교육과정들이 교사연수 및 교실 수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 혹은 교과서에 포함된 주제나 사례들이 변화하는 세계 혹은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맞게 항상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지역의 문화나 최근의 관심 주제에 따라 다양한 소재를 선택하여 교육시키는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노력이 수반될 때 국제이해교육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4. 한국 국제이해교육의 개선방안


세계화의 방향은 이제 더 이상 모호하거나 불확실하지도 않다. 세계화는 이제 더 이상 우리 밖에 있거나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이고 문화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일차적 여건이 되었다.

문제는 이런 여건 속에서 우리민족 스스로 평화롭게 사는 지혜를 획득하고 나아가 우리민족의 살아가는 방식이 국제평화나 지구환경, 다른 민족의 삶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여전히 이런 과업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최선은 아니라 하더라도 무시할 수는 없는 주요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현재 우리의 여건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국제이해교육의 확대나 질적 수준 향상에 그렇게 유리하지는 않다. 많은 제한적 요소들이 우리 문화 속에, 우리 교육 속에, 우리의 의식과 제도 속에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제한적 요소들을 확인하고 정리하는 것 또한 교육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국제이해교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의 높이를 낮추고, 시도되고 있는 국제이해교육의 양적 성장과 질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방안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국제이해교육의 이념에 대한 인식 개선


국익, 국가경쟁력 강화, 국가이미지 개선과 같은 자민족 중심 사고와 사해동포주의와 같은 국제이해 이념 사이에서 국익을 우선시하는 것은 한국만의 고유한 특성은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의 국제이해교육은 자국 혹은 자민족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필요성과 관련되어서 추진되고 있다. 국제이해를 목적으로 출발한 유네스코 또한 몇 몇 주도국의 이해관계를 떠나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국제이해교육을 단순히 타문화에 대한 지식수준 향상, 이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으로 인식하는 것은 개선되어야 한다. 인식의 전환은 결코 학교교육만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교육과 함께 언론, 인터넷, 기타 교육적 기능을 지닌 모든 기관과 활동을 통한 타문화, 타민족에 대한 포용정신의 함양, 인류 공동의 해결과제에 대한 이해의 확산, 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활동에의 관심과 참여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의 국제이해교육은 국익추구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국익과 지구이익, 한국인과 지구인, 사람과 자연을 동시에 생각하는 교육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나와 다른 생각과 감정, 그리고 생활방식을 지닌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 사람들의 낯선 삶을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한경구, 2003: 301-302) 지역연구에서의 연구 성과를 활용하는 것이 이런 인식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2) 문화전형 콤플렉스의 극복


지난 10년간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가장 자주 거론되었던 민족적 해결과제가 한국문화의 정체성 확인과 이의 세계전파였다. 월드컵축구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제적 행사도 우리문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슬로건과 함께 기획되고 추진되었다. 이 경우 일본과의 비교는 항상 우리를 슬프게 만들었다. 일본문화에 대한 서구인들이나 동류 아시아인들의 분명한 인식에 비할 때 한국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지 자문하는 데 이르러서는 집단적 허탈감마저 느끼곤 하였다. 일본하면 후지산, 벚꽃, 스모 등 나름대로의 상징과 뚜렷한 이미지가 있음에 비해 한국적인 것은 없다는 것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동의하고 자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는 문화 전형 콤플렉스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민족이나 나라에 하나의 독특한 문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에 심화되고 있는 한일 역사교과서 갈등이나 한중 고구려사 갈등도 이런 동아시아 특유의 문화적 전형, 문화적 순수에 대한 갈망이 기저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화나 역사에 조그만 손상도 허용하려고 하지 않는 문화이해방식이다. 이러한 이해방식은 자문화의 우월성이나 특이성을 강조하게 만들고, 나아가 타문화에 대한 기존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유지시키거나 강화시킨다.(한경구, 2003: 288) 우리 민족도 소위 단일민족신화에 뿌리를 둔 이런 형식의 자민족, 자문화 중심주의의 매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식민지배와 외세에 의한 정치적 간섭의 장기화는 이런 경향을 강화하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국제이해교육의 발전에 있어서 문화를 보는 이런 관점, 이에서 파생한 자문화 우월주의는 결정적인 장애물일 수밖에 없다. 국제적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외국인의 국내 거주가 확대되면서 더욱 가속화된 외국문화의 유입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준비로서의 국제이해교육의 강화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통적인 문화개념에 얽매여 있다는 징후를 떨치기 어렵다. 보다 동태적이고 유연한 문화개념을 지니는 것이 국제이해교육 발전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


3) 이웃국가의 범위 확대


국제이해교육 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거대한 구호보다는 구체적 실천이다. 특히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해 온 이웃 국가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해소하는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이웃 국가는 일본과 중국뿐만이 아니다. 몽골, 베트남,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들이 우리의 오랜 이웃이거나 새로운 이웃이다. 세계화의 진행은 이웃 국가에 개념을 지리적 이웃에 한정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문화적 동질감이 큰 나라, 경제적 교류가 활발한 나라, 인적 교류가 많은 나라들도 이웃 국가의 범위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제 일본과 중국이 주는 심리적 억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이웃 국가의 확대를 통해 가능할 것이다.

이웃 국가에 대한 이해의 결핍은 러시아가 잘 보여준다. 러시아는 물론 주요한 이웃국가이다. 그러나 우리의 러시아에 대한 편견은 전문 서적 속에도, 학교 교과서 속에도 굳건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직도 19세기 말의 공로증이나 20세기 중반 이후의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러시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지역 연구의 수준 향상을 통해, 교과서를 통한 국제이해교육을 통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


4)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 역사교과서 편찬 사례가 보여주듯이 국제이해교육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주도적인 성격을 탈피할 필요성이 있다. 교사단체 간, 학생집단 간, 학자집단 간, NGO 간, 일반인 간의 다양한 교류가 바탕이 되고, 이에 대한 지원 역할을 정부가 맡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한국의 국제이해교육은 현재 교육부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 등 정부 혹은 정부 관련 기관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후원하는 형식으로의 전환이 요망된다.

5) 전문 인력의 양성


국제이해교육의 발전을 가로 막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문 인력의 부족이다. 아직도 현장에서 국제이해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이나 교육자들은 숫자적으로도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체계적인 훈련 배경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적다.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이론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도 풍부하다고는 할 수 없다.

국제이해교육 분야의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의 발전된 이론이나 실천 사례들을 소개하고, 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재이론화 과정을 거쳐 보급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들에 의해 대학에서의 국제이해교육 관련 강좌가 늘어나고 강의 수준이 높아질 때 국제이해교육 전반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교사들이 국제이해교육 강좌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각종 교사재교육 과정에 국제이해교육이 주요한 과목으로 포함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비교사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연수나 시험에 국제이해교육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면 한국적 교육 풍토에서 국제이해교육을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6) 현실 여건의 효율적 활용


국제이해교육을 확산시키고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각종 자원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외국 여행을 다녀온 교사나 학생의 경험담 듣기,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만나는 다양한 외국문화 이야기 활용하기, 외국 여행을 자주하는 학부모나 지역인사 초청 강좌, 지역 사회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통한 다문화 체험 등이 교과서를 통한 교육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국제이해교육만큼 사례교육이 중요한 영역은 없다. 지식 전달이 위주가 되는 다른 교과목과 국제이해교육이 가장 다른 측면이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사례를 조사하고 토론함으로써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나아가 국제이해에 있어서 나를 포함한 지역사회의 변화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 지를 강하게 인식시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의 한류 열풍 또한 우리의 국제이해교육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류 열풍은 단순히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문화에 대한 개방적 태도를 함양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문화의 정체성 찾기, 우리 문화의 독창성 찾기, 우리 역사의 우수성 찾기에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문화의 독창성을 가지고 외국과 끝임 없이 교류하는 교육으로 나가도록 해야 한다. 우리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환호와 열광을 보고 느끼면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낮선 사람, 낮선 종교, 낮선 민족, 낮선 문화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한류열풍과 역사왜곡이 어색하게 공존하는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국제이해교육이 담당해야 할 또 다른 과제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과 IT 기술의 발전은 국제이해교육 분야에서도 교육공학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기울일만한 변화이다.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멀티미디어 교재를 개발하여 활용하거나, 인터넷을 통한 외국 학생들과의 대화와 토론을 장려하고, 인터넷을 통해 각종 토론 사례를 수집하는 것과 같은 방식은 우리나라 국제이해교육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5. 식민지 경험, 분단, 인권후진국을 넘어서


그 동안 식민지 경험, 분단, 인권 후진국이라는 우리에게 주어진 특수한 상황은 우리나라 국제이해교육의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너무나도 무거운 민족 내부문제는 국제평화나 인권, 환경 문제 등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일종의 사치로 느끼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이런 불리한 여건을 오히려 국제이해교육 발전의 유리한 소재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후 독일과 폴란드,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이스라엘 간에 있었던 교과서를 통한 역사 이해의 개선 노력은 우리에게도 큰 시사점을 준다. 이제는 일본에 의한 식민지 지배 역사를 우리가 주체가 되어 새롭게 쓰고, 새로운 역사에 의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일본으로부터의 정치적 사과나 경제적 보상을 기대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국제이해교육 차원에서 역사를 새로 쓰고 정리하는 단계로 나갈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일본을 염두에 둔 역사를 넘어서 동아시아와 세계를 염두에 둔 역사 서술이 그 길일 수 있을 것이다.

남북 분단 상황 또한 국제이해 교육의 장애로만 남겨둘 수 없다. 분단을 우리 민족의 역사, 냉전의 산물로 정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분단의 역사적 배경을 당시의 국제질서와 관련하여 파악하고, 분단의 지속 또한 국제 사회의 역학 관계 속에서 이해하며, 분단 극복의 방식 또한 국제질서와 관련하여 모색하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분단이 지닌 세계사적 의미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단 구조를 한반도 안에서의 우리민족 역사로서가 아니라 국제이해교육의 중요한 소재로 새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분단이 주는 억압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식이며 분단 상태의 완화를 실현하는 지혜를 찾는 또 다른 방법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인권이나 환경 실태 혹은 의식은 그리 높지 않다. 최근에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부분의 지역이 지닌 한계라고 자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이주노동자 문제나 노사문제, 대규모 간척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환경단체와의 힘겨루기, 방사성 폐기물질 처리장이나 대규모 화장시설 입지 선정을 둘러싼 혼란은 우리가 지닌 특수성이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이나 환경의식이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에 의해 이런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함으로써 우리의 인권의식이나 환경의식을 높이고 국가이미지를 개선하는 도구로 삼을 수도 있다. 우리만이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갈등 현상들은 우리의 국제이해교육의 문화적 한계를 보여주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을 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를 국제이해교육의 프론티어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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Корейско-российский семинар учебников 200




Доклады в русской версии





Доклады в русской версии (러시아어판)


* Тема: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в российских учебниках географии 75

(Кузнецов А., Лицей Международного университета в Москве, Заместитель директора, автор учебников географии)


* Тема: Отражение истории Кореи в учебниках истории для российских школ: совре-менное состояние и перспективы. 79

(^ Алексашкина Л., заведующая лабораторией преподавания истории, институт средств и методов обучения Российской академии образования)

- Отзыв (Син Хё-Сук, институт по изучению Северной Кореи) 83


* Тема: Россия в корейских учебниках истории 86

(^ Хон Ун-Хо, Академия исследований восточных азиатов, Сонгюнгван университет)

- Отзыв 97

∙ Кузнецов А., Лицей Международного университета в Москве, Заместитель директора, автор учебников географии

^ . Алексашкина Л., заведующая лабораторией преподавания истории, институт средств и методов обучения Российской академии образования


* Тема: Образование с целью развития взаимопонимания между народами 99

(Барабанов В., старший научный сотрудник лаборатории преподавания географии, институт содержания и методов обучения Российской академии образования)

- Отзыв (^ Ким Ён-Су, Сонгюнгван университет) 104


* Тема: Преподавание с целью увеличения понимания корейскими учащимися России

(Сон Вон-Ён, Инчхон университет) 105

- Отзыв 124

(Барабанов В., старший научный сотрудник лаборатории преподавания гео-графии, Институт содержания и методов обучения Российской академии образования)


* Тема: Оптимальные варианты научных обменов между РК и РФ 129
(^ Ли Гиль-Сан, Центральная академия корееведения)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в российских учебниках географии


Кузнецов А.П.


^ Современный мир – единый мир, для которого характерны тесные контакты между людьми.


Расширяющиеся связи между странами, постоянно растущие потоки туристов вызывают необходимость понимания культуры других народов.

Один из важнейших каналов взаимопонимания между народами – воспитание и образование детей и молодежи без идеологических штампов и предрассудков.

Школьные учебники истории и географии являются, несомненно, очень важной основой для формирования образа страны в целом и его народа в частности. Все это в полной мере относится и к необходимости формирования образа современной Кореи у подрастающего российского поколения.


^ Какие же сведения о Корее могли получить российские школьники из наших учебников географии?


В первых послевоенных советских учебниках (40 – 50 – е гг. ХХ в.) давалась довольно подробная характеристика Кореи в целом: история, природа, население и хозяйство. Акцент был сделан на политической ситуации, сложившейся на Корейском полуострове. На основе однобоких политических оценок в учебниках говорилось о разделе Кореи и давалась общая характеристика двух корейских государств.

Длительное время (до 90 – х гг. ХХ в.) в учебниках географии была характеристика только лишь одного корейского государства – социалистической КНДР, а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оказалась забытой.

На рубеже ХХ и ХХI вв. в наших учебниках географии появляются упоминания о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как одной из новых индустриальных стран. Можно сказать, что это были лишь штрихи к географическому портрету страны, сотворившей экономическое чудо.

На современном этапе произошли коренные изменения по отношению к характеристике Республики Кореи в наших учебниках географии. Понятно, что это вызвано объективными причинами.

Во – первых,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ныне – один из мировых экономических лидеров; она входит в первую десятку стран мира по размерам экономики (ВВП) и масштабам экспорта.

Во – вторых, резко расширяются экономические связи между нашими странами и теперь в России хорошо известны многие корейские потребительские товары (мобильные телефоны, телевизоры, автомобили и пр.).

Поэтому в наших новых учебниках по географии мира в 7 и 10 классах теперь будут специальные разделы, посвященные характеристике Республики Кореи. Конечно, подходы и глубина подачи материала в этих учебниках различны, с учетом возрастных особенностей учащихся и требований российских государственных образовательных программ.


^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в учебнике географии для 7 класса.


этом курсе подход предполагает краткие характеристики крупнейших и ведущих стран в каждом регионе мира (например, в Азии – это Китай, Япония, Индия,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Структура изложения материала по этим странам такова:

краткие сведения о стране («визитная карточка» страны),

географическое положение и природа страны,

население,

хозяйственная деятельность человека,

внутренние географические различия и крупнейшие города,

вопросы и задания, нацеленные на понимание учащимися географической специфики страны.


^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в учебнике географии для 10 класса


более глубоко на основе проблемного и типологического подходов. Структура изложения материла такова:

модели социально – экономического развития КНДР и Республики Кореи,

политика модернизации (в т.ч. и индустриализации) в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я; факторы ее развития; этапы и результаты,

анализ изменений в структуре хозяйства страны,

место страны в системе современных международных экономических отношений,

территориальная структура хозяйства; сдвиги в ней,

вопросы и задания проблемного характера.


Какой же материал должен быть наших учебниках географии о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способстующий развитию взаимопонимания между народами наших стран? Каковы основные принципы его отбора?


С моей точки зрения очень важно включить материал, имеющий личностно-ориентированную направленность. Однако ограниченный объем учебников лимитирует возможности автора.

В рамках проекта «Сферы», реализуемый в издательстве «Просвещение», помимо традиционных учебников и атласов, создаются электронные пособия на CD. У меня, как одного из авторов учебников географии, появляется хорошая возможность в рамках этих электронных пособий на основе огромного фактического материала, дать личностные оценки ситуации в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Как автор учебников, я испытывал большие трудности в сборе первичного материала, т. к. информационные ресурсы о жизни в современной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в России довольно ограничены.

В традиционном учебнике должен остаться страноведческий материал проблемного характера. Учебник должен показать географическую специфику Республики Кореи и наметить ключевые направления и особенности ее социально – экономического развития. Важно включать дополнительные задания для учащихся, направленные на поиск информации о жизни простых людей, сверстников в соседней стране, сравнения с современной жизнью в России. Выполнение таких заданий будет способствовать не только развитию познавательного интереса к обучению, но и внесет реальный вклад в развитие взаимопонимания между людьми наших стран.


^ Рабочие контакты с корейскими коллегами.


Корейские коллеги тщательно проанализировали материалы о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в учебнике географии для 7 класса. Замечания и предложения корейских коллег с благодарностью принимаю. Необходимые коррективы в рукопись учебника уже внесены.

Все это свидетельствует о несомненной пользе подобных рабочих контактов и хотелось бы выразить пожелание об их продолжении.

К настоящему времени подготовлен раздел о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в учебнике географии для 10 класса и хотелось просить корейских коллег проанализировать его содержание также, как это было сделано с материалами учебника для 7 класса.


^ Большой интерес представляет предложение о создании элективного страноведческого курса для учащихся российских средних школ.


Мною разработан рабочий вариант программы подобного курса, рассчитанного на 16 часов учебных занятий. Предполагается, что он будет носить ознакомительный, общеобразовательный характер. В дальнейшем возможно создание и более узко специализированных элективных курсов о Республике Корее. Для реализации задачи создания интересных и практически полезных для российских учащихся элективных курсов желательно содействие корейской стороны, в т.ч и помощь в подборе материалов.

^ Отражение истории Кореи

в учебниках истории для российских школ:

современное состояние и перспективы


Алексашкина юдмила

(Российская академия образования, Москва)


1. Введение


При рассмотрении вопроса о том, как раскрывается история той или иной страны в учебниках истории для российских школ, необходимо принять во внимание следующие особенности самих курсов истории.


^ 2. Отражение истории Кореи в школьных учебниках истории для российских школ


История корейского народа и государств, существовавших на Корейском полуострове с древности до наших дней, представлена в современных учебниках истории для российских школ в разной мере. Это зависит от исторических концепций, которых придерживаются авторы, их подходов к отбору и изложению исторического материала и др.

Перечень тем, относящихся к корейской истории Древнего времени и Средних веков, относительно невелик. Это, главным образом, информация о распространении в странах Азии, в том числе  в Корее, учений Будды и Конфуция, утвердившихся в связи с этим системах духовных, этических ценностей.

В курсе Новой истории Корея упоминается преимущественно как один из объектов экспансии (колониальных стремлений) других государств, в особенности в 19 веке (в связи с этим, как правило, называются Россия и Япония).

Список сюжетов корейской истории, относящихся к 20 веку, заметно расширяется. Это показывает таблица, составленная на основе анализа учебников по истории России и всеобщей истории, предназначенных для 9 и 11 классов и опубликованных в 19952005 гг.



Темы


Содержание

История

России

(4 учебника)

Всеобщая история

(5 учебников)

Международные отношения в начале 20. в.

Корея упоминается как государство, находившееся под влиянием Японии

* *

* *

Упоминаются выступления народа Кореи в защиту национального суверенитета




*

Русско-японская война

1904-1905 гг.

Информация о Портсмутском мир- ном договоре (включая положение, признающее интересы Японии в Корее)

* * * *




Положение в мире после

Второй мировой войны

Раздел (раскол) Кореи, образование двух корейских государств




* * * * *

Корейская война (1950-1953)

* * * *

* * * * *

Мир во второй половине 20. в.

Основные черты и особенности политического и экономического развития в двух корейских госу-дарствах




* *

Республика Корея как одно из новых индустриальных государств в Ази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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